발길 닿는 대로

함공뷰도 로드뷰도 없는 이곳에서 오직 길을 따라 걸어보았다. 방향을 모르니 오직 사람의 흔적에 의존할 뿐이었다.
누군가가 이미 밟은 길이라고 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여서도를 사랑하는 이들의 발길이 닿은 곳을 소개해본다.





무인등대

여서도의 등대는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무인등대다. 섬의 서북쪽에 위치해 마을과 어항이 한눈에 보인다.
특히 맞은편의 산을 자세히 바라보면 석축을 쌓아 만든 다랭이 밭을 확인할 수 있다.
등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두 개의 문을 거쳐야 하는데, 이는 소가 마을로 내려오지 못하게 막아둔 것이다.
등대는 마을에서 약 30분 거리니 가볍게 올라가 보면 좋겠다.




요망대

요망대는 조선 고종 대원군 시절 이양선의 감시를 위해 만들어졌다.
둘레 20m, 높이 15m 정도인 요망대 내부의 바닥에는 구들장도 있는데,
추운 겨울 요망대를 지키는 봉군들이 추위를 이기기 위해 깔아놓은 것이다.
근처에는 봉군들이 숙식하던 집터도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섬 주민들이 봉군으로 착출되어 요망대 근무를 했다.
요망대에서 조금 올라가면 봉수대의 흔적이 있으며,
봉수를 피워 올리던 돌로 쌓은 5개의 연조가 무너진 채 남아있다.




당집

당은 섬에서 가장 신성하게 여겨지는 곳이다.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여서도의 당집은 할아버지당과 할머니당, 갯당(고석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각각 윗당과 아랫당으로 불리며, 윗당은 현재 터만 남아있다.
아랫당집은 본래 나무로 지은 초가집이었으나, 50여 년 전 마을에 처음으로 시멘트가 들어왔을 때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당집을 시멘트로 단장했다고 한다.
해마다 당제를 올리는 등 마을 주민들에게 여전히 신성한 곳이기 때문에 출입할 때에는 허락을 구해야 한다.




여서분교

여서도에는 이제 폐교가 되어버린 청산초등학교 여서분교장이 있다.
운동장에 들어서면 독특하게도 공적비가 보이는데, 바로 김형수 교장을 기념하는 것이다.
김형수 교장은 여서도의 교육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헀으며 학교를 짓는 데에도 큰 힘을 쏟았다.
마을 주민들은 직접 모래와 돌을 나르며 학교 건축을 도왔다고 한다.
학교 관사로 쓰였던 곳은 서당이었다고 하니 예로부터 이곳의 학생들은 늘 아름다운 등하굣길을 걸어왔겠다.
여서분교는 한때 학생 수가 180명이 넘을 정도로 활기찬 곳이었으나, 지난 2011년 학생이 없어 문을 닫았다.
영화 <남쪽으로 튀어>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어항

여느 섬이 그렇듯 여서도 또한 자연과 깊이 맞닿아있다. 기상에 따라 달라지는 삶.
강한 태풍이라도 일면 선박이 부서지는 등 생업에 큰 피해를 받았다. 여서도의 돌담이 유독 높은 이유가 여기 있기도 하겠다.
현재는 이런 피해가 많이 줄었는데, 어항이 생긴 덕분이다.
여서도의 어항은 1991년 국가 어항으로 지정되었으며, 1992년 착공해 2003년에 완공했다.
주민들은 이 안에서 뿔소라, 해삼, 전복 등을 채취하며 고등어와 숭어 등 물고기를 잡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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